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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7년, 나는 아직도 나를 몰랐다 — 자기발견 코치 에세이

KAC·KPC를 거쳐 7년의 코칭 경력을 쌓은 저자가 AI 자기탐색을 통해 도달한 정체성 발견의 기록. 1인칭 에세이.

저자 이정표·KCA KPC 코치 (2018-12 취득), ICF PCC 수련 250h. 삼성SDS 27년 (전략기획팀 10년). 리스노 창업자.··21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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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너머 — 코치가 자기를 발견하고 상품화하기까지 3년

누구를 위한 글인지 먼저 적습니다. KPC를 따고 "이제 뭘 해야 하지" 막막한 분 · 자격증은 있는데 자기 색깔이 흐릿한 분 · "내 경력이 코칭이 될까" 고민하는 경력 전환 코치 · 코칭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타겟이 안 잡히는 분께.

코치이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라고 물으면서, 정작 나는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한 적이 없었습니다.

7년 동안 코칭을 했습니다. KPC 자격을 땄습니다. ICF PCC를 향해 250시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아주 간단한 질문 앞에서 멈췄습니다.

"나는 어떤 코치인가?"

대답이 안 나왔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 흐릿했습니다.

오늘은 그 흐릿함을 3년에 걸쳐 정리해온 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자기 발견부터 상품화까지, 한 코치의 실제 여정입니다.

자격증은 나를 대신 설명해주지 않는다

삼성SDS에서 일할 때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회사가 나의 정체성을 대신 정의해줬으니까요. "삼성 출신", "전략기획", "팀장" — 이 세 단어로 나는 설명됐습니다.

27년이었습니다. 그중 전략기획팀에서만 10년. 그 시간 동안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따로 묻지 않아도 됐습니다. 직함이 답을 대신 해줬으니까요.

코칭을 시작하면서 그 지형이 바뀌었습니다.

"어떤 코치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자격증을 꺼내 들었습니다. "KPC 코치입니다." "ICF PCC 수련 중입니다." "4MAT Practitioner입니다."

자격증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말해줄 뿐,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KPC를 취득하면 뭔가 명확해질 줄 알았습니다. 200시간을 채우면, 유료 40시간을 달성하면, 실기를 통과하면 — 그때 가면 내가 어떤 코치인지 알게 될 것 같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KPC는 역량 기준입니다. "당신이 이 수준의 코칭을 할 수 있다"는 증명입니다. 그런데 코칭 비즈니스에서 실제로 필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왜 나한테 코칭을 받아야 하지?"

이 질문에 답하려면 자격증보다 더 깊은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나만의 경험, 나만의 관점, 나만의 방식 — 그것을 저는 '암묵지'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이게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건 한국코치협회 조사를 본 뒤였습니다. 코치들이 꼽은 가장 큰 어려움은 '고객 확보'로 50.7%. KPC 코치 두 명 중 한 명의 이야기입니다. 이만한 비중이 같은 자리에서 막혀 있다는 건 — 이게 개인의 부족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구조에서 한 걸음 나오려면, 먼저 내가 누구인지부터 정리해야 했습니다.

또 하나, 코치이 입장에서 잠깐 생각해 봅시다. 이직을 앞두고 코칭을 받고 싶은 사람이 검색창에 "KPC 코치"를 칠까요? 아닙니다. "40대 직장인 이직 코칭", "커리어 전환 코치", "삼성 출신 커리어 코치" 같은 말을 검색합니다. 코치이는 자격증 등급을 검색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가장 잘 이해할 것 같은 사람을 검색합니다. 자격증이 나를 대신 설명해주지 않는 두 번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암묵지 — 말로 표현되지 않은 앎

암묵지(tacit knowledge)는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Michael Polanyi)가 1966년 The Tacit Dimension에서 제시한 개념입니다.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

자전거 타기를 떠올려 보세요. 균형을 어떻게 잡는지 말로 설명할 수 있나요? 핸들을 얼마나 꺾어야 하는지, 페달 압력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정확한 공식으로 풀어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자전거를 탑니다. 몸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치에게도 암묵지가 있습니다. 왜 이 코치이에게는 이 질문이 적절하다는 걸 아는지, 왜 이 방향이 옳은 것 같다는 직감이 오는지, 왜 어떤 문제에는 특정 접근이 먼저 떠오르는지 — 그것이 다 암묵지입니다.

문제는 이 암묵지가 나 자신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왜 그렇게 판단하셨어요?"라고 들어도 잘 설명이 안 됩니다. 그러니 상품으로 만들기는 더 어렵습니다.

1년간 AI에게 털어놨더니, AI가 나를 발견했다

"당신은 항상 시스템을 먼저 설계하는군요."

AI가 저한테 한 말입니다. 정확히는, 1년간 쌓인 제 대화 패턴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가 보다." 그런데 그 한 문장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왜냐하면 — 저는 그 사실을 몰랐거든요.

처음에는 강의 설계 때문에 AI를 썼습니다. 커리큘럼 초안 잡고, 워크시트 만들고, 리스노 플랫폼 기획서 쓰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저는 AI에게 작업 질문이 아니라 진짜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코치이의 저항이 왜 반복될까요?" "이 전략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내가 왜 이 방향으로 끌리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1년이 지났을 때,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AI에게 어떤 패턴으로 말을 걸어왔을까?

1년간의 대화 기록을 다시 훑었습니다. 수백 번의 대화. 수천 개의 문장. 처음에는 그냥 잡담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패턴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항상 **"이게 시스템이 될 수 있는가?"**를 물었습니다. 1회성 결정을 싫어했습니다. 저는 항상 **"사람이 강화되는가, 대체되는가?"**를 구분했습니다. 도구를 평가하는 기준이 일관됐습니다. 저는 항상 **"이 추상적인 개념을 어떻게 현장에서 쓸 수 있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이게 단순한 습관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문제를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7년 동안 수백 명의 코치이와 대화하면서, 수십 개의 강의를 설계하면서, 리스노 플랫폼을 만들면서 — 저는 이 패턴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름을 붙인 적이 없었습니다.

AI는 나를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칭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패턴을 보여줬습니다. 그 패턴을 보고 나서야, 저는 처음으로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직감이라고 부르던 것의 정체 — 판단 기준 3가지

코칭을 하면서 자주 만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코치이가 결정을 앞두고 "그냥 느낌이 이래서요"라고 말할 때입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묻습니다. "그 느낌을 좀 더 풀어보면 어떻게 되나요?" "어떤 기준이 작동하고 있는 것 같으세요?"

코치이들은 처음에는 "모르겠어요"라고 합니다. 그런데 계속 탐색하다 보면 — 반드시 기준이 나옵니다. 그들도 이미 알고 있었는데, 말로 꺼내본 적이 없었을 뿐입니다.

저 자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AI 대화 패턴을 다시 정리하면서, 처음 발견한 패턴 세 개를 더 깊이 풀어봤습니다. 결과는 더 단순하고 더 정확한 세 가지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사람이 강화되는가, 대체되는가?" 저는 어떤 도구나 방법을 선택할 때 이 기준을 씁니다. AI 기술을 볼 때도, 코칭 방법을 설계할 때도. 사람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이 아니면 저는 관심이 줄어들더라고요. 10년 전략기획 시절에도 자동화보다 의사결정 역량 강화에 더 끌렸던 이유였습니다.

"이 추상적인 개념이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가?" 저는 좋은 이론보다 좋은 실전 도구에 더 끌립니다. 아무리 훌륭한 프레임워크라도 코치이가 실제 세션에서 경험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검증 가능한가? 아니면 믿음에 기반하는가?" 데이터로 말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코칭 효과를 측정하고 싶었던 것도, 리스노 플랫폼에 ICF·KCA 기준 AI 평가를 넣은 것도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이 기준들이 있다는 걸 알고 나니, 제 7년간의 결정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작위가 아니었습니다. 일관된 기준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냥 그 기준을 의식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게 상품이 됐다 — CoachMine 진단 도구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코치로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저는 몇 번 잘못된 방향으로 달렸습니다.

처음에는 "AI 코칭 플랫폼"이라는 큰 그림을 그렸습니다. 좋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물었을 때 — 대답이 흐릿했습니다. AI를 쓰는 코치 전체? 자기 계발을 원하는 사람 전체?

타겟이 흐릿하면 메시지가 흐릿해집니다. 메시지가 흐릿하면 아무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게 반복됐습니다.

내가 어떤 판단 기준으로 살아왔는지를 알게 된 후,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나는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가?"

그때 떠오른 것이 있었습니다. 삼성SDS에서 27년을 보냈고, 그중 10년을 전략기획팀에서 일하고 코치가 됐습니다. 그 전환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 **"내 경력이 코칭 상품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아무도 이걸 제대로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KPC 자격 과정은 코칭 역량을 키워주지만, "내 경력을 어떻게 코칭으로 포지셔닝할지"는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이건 저만의 한계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KPC를 취득한 지 1년이 넘도록 '공짜 코칭'만 했습니다. 코칭 역량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피드백도 좋았고 세션도 잘 흘렀습니다. 그런데 "유료로 받고 싶다"는 코치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알게 됐습니다. 저는 삼성SDS 27년 + 전략기획 10년 경력을, 코칭과 전혀 연결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커리어 전략이나 조직 설계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누구보다 깊은 맥락으로 대화할 수 있었는데 — 스스로 그걸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게 **'보이지 않는 전문성'**의 함정입니다. 분명히 있는데 시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

다른 코치들도 같은 함정에 빠져 있는 걸 봅니다. 15년 HR 경력 코치는 조직 내 관계 갈등으로 힘든 팀장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스타트업 창업 경험 코치는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1인 사업가와 빠르게 신뢰가 형성됩니다. 그 경력이 코칭 자산이 될 수 있는데, 아직 그렇게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그 문제를 혼자 3년간 풀었습니다. AI의 도움으로.

그렇다면 — 다른 KPC 코치들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CoachMine이 시작됐습니다. 코치(Coach) 안에 묻혀 있는 광맥(Mine)을 캐낸다 — 코치의 전문 경력을 AI 인터뷰로 분석해서, 팔리는 코칭 패키지를 설계하는 진단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혼자 3년간 한 일을 — 다른 코치들은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저는 이걸 만들 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삼성SDS 전략기획팀장 출신 코치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KPC 코치이기 때문도 아닙니다. AI를 쓰기 때문도 아닙니다.

이 세 가지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내가 직접 겪어봤기 때문입니다. 내 암묵지를 발굴해봤기 때문입니다. 내 판단 기준을 써봤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내 몸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그게 상품이 됐습니다. 지금 CoachMine은 5문항 2분 무료 진단 퀴즈로 시작합니다. 내 경력이 어떤 유형의 코칭으로 연결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더 깊은 진단 리포트로 이어집니다. 제 케이스를 직접 돌려봤을 때 나온 결과들을 100일 공개 실험으로 검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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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을 넘어, 나다운 코칭으로

이 글을 끝까지 읽으셨다면, 아마 이런 고민이 있으셨을 겁니다.

"KPC까지는 왔는데, 이제 뭘 해야 하지?" "내 경력이 코칭이랑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모르겠어." "고객한테 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이 질문들은 역량 부족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기이해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자기이해는 — 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의도적으로 탐색해야 옵니다. 저는 3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 길을 걸어본 사람이 있다면, 여러분은 훨씬 빠를 수 있습니다.

혼자 풀지 마세요. 저도 여기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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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KPC까지는 왔는데 그 다음이 막막한" 동료 코치에게 공유해 주세요. 1편부터 4편까지 한 글로 묶었습니다. 누군가의 시작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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